도시에서 공간은 사용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쓰임과 쌓아가는 이야기로 가치를 얻는 경우보다, 

소유하는 사람이 얼마나 '사업성'에 맞춰 관리하고 이용하는지에 따라 가치가 매겨지고 

그에 따라 존립의 여부가 결정됩니다.

우리는 살면서 어느 공간이 생겼다 사라지고, 주인이 바뀌고 새로운 종업원이 들어오고, 

실내 가구가 바뀌고 채워지던 것들이 바뀌고, 

어느날 갑자기 공간을 철거하고 다시 새 공간을 짓는 광경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느끼던 서운함이나 반가움, 설렘, 궁금함 등의 감정은 

그 횟수가 반복 할수록 더 이상 '느껴지지 않게' 되며 사라지지요.

 

소심원 공간은 지난 일 년 반 시간 동안 동네에서 주민들과 함께 삶의 민낯을 들어내는 활동을 통해 

추억거리를 쌓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등 

삶 안에서 예술이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던 플랫폼이었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소심원공간이 타자에 의해 '비워지고, 정리되는'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 공간을 '잘 비우고, 잘 정리함'으로써 이별의 시간을 축제로 맞이하기 위해 기획되었고,

지난 5주의 시간을 걸쳐서 준비하고, 마지막 2주 동안 장터를 열기도 하였습니다.

 

 

 

 쓰지 않는 물건을 다시 활용하기도 했고 언 땅을 깨우며 씨앗을 채워보기도, 

각자 소중한 사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장터 준비를 하기도 하는 동안

비우고자 한 이 공간에 다시 아이들과의 이야기가 채워졌습니다.

수업이 어땠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좋았어요.' 라는 대답을 듣는 호사까지 누리고

'계속 만나면 좋겠어요.' 라는 수줍은 대답도 들었습니다.

 

 

지난 시간 이야기와 사진을 정리해서 올려 두겠습니다.

 

 

*여러가지연구소는

소심원공간에서 멀지 않은 곳 단독주택 2층에

다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 곳을 다시 채울 준비를 하며 숨 고르기 중이며,

다음 주 4월 25일(금) 26일(토) 2일 동안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는 집들이를 가집니다.^-^

집들이 공지는 곧 올리겠습니다...




Posted by 정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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