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빠라기, 알라딘 부천점


p.168~171 옮긴이 김완균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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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규화
:
2005/12/25 23:00



상욱 :
 "홍세화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를 읽고 
난 후 부터는 택시를 타더라도 단거리는 뒤에 줄서 있는 택시를 타고 
진보와 보수에게라는 책을 보면서 민주노동당에도 가입을 하고 빨간 신호등을 보고
지역주의와 반공으로 고문기술자 정형근 의원같은 사람이 정치를 할 수 있는 현실을 알았고 
(사민주의에 대해서 고민하고 프랑스라는 거울에 비춘 한국의 모습을 알았고 똘레랑스를 입에 달고 사는) 저는 오상욱이라고 합니다.^^"
 
 
홍세화 선생님:
"네~ 질문하세요" 
 
 
상욱:
 
"요즘에 제가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현실과 이상에 대한 괴리감 입니다.
사실 우리가 추구하고 쫒고 있는 것은 지금 현재에는 없는 이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요.
예를 들어 지금 우리 학생만 보더라도 좋은 대학에 좋은 학점에 좋은 취직자리를 얻어
좋은 직업, 돈 많이 버는 직업을 얻기 위해 경쟁만 하려고 하지
누가 남에 대한 일, 학생회 같은 일, 남을 위한 일, 사회를 바꾸는 일을 하려고 하겠습니까.
어떻게 보면 현실을 모르고 이상을 쫓는 바보들 같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경쟁 속에서 살아 남아 더 좋은 점수를 얻고 더 좋은 자리에 가야하는게 지금 당장의 현실인데
이러한 현실과 이상 사이에 괴리는 어떻게 해결 해 나갈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서 홍세화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듣이 끊임 없이 자기 반성을 하고
현실에 대한 저항 항체를 키우라고 하셨는데, 그 방법에 대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홍세화 선생님 : 
 
"이상에는 이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꾸어야 할 현실, 만들어가야 할 현실이 있는 것입니다.
이상을 이상으로만 본 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겠지요.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체게바라도 현실주의자가 되라고 했습니다. realist.
현실을 현실로 보되 비판적으로 바라보라고. 
체게바라는 무의에서 유를 창조하 듯 자기의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갔습니다.
어렵기 때문에 가늘 길이고 그게 우리가 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그람시가 말했지요. 
'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라 '
때론 현실이 힘들고 바꾸어가는데 힘들더래도 이성으로 비관할 지언정
의지로 낙관하면서 그렇게 만들어가야하는 것입니다."
 
상욱:
 
"비슷한 질문일 수도 있겠는데요. 그런 변화와 바꾸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보다는 한 사람의 뛰어난 지도자가 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에서 보듯이 이완용 같은 사람도 물론 나쁜짓을 했지만 그 한사람이
그때 거기 그 자리에 있었기에 나라를 팔아 먹을 수도 있었고 배신도 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동시대에 전봉준 같은 사람은 거의 모든 민중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엄청난 대세로 일제에 맞서고 나라에 맞섰지만 결국 이긴것은 이완용이었습니다.
저희 학교 노래 중에 경희 찬가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경희 찬가에 가사를 보면
한 사람의 열걸음 보다 열사람의 한 걸음이란 구절이 있는데요. 
뛰어난 한 사람의 열걸음과 작은 힘의 열 사람의 한걸음에 대해서 어떡게 생각하시는지요."
 
 
홍세화 선생님:
 
"허허~물론 한사람의 열걸음 보다 열사람의 한걸음이 중요하지요.
지금은 소수가 이끄는 사회는 지났습니다. 러시아 혁명때 볼셰비키는 소수라도
독재로 그 사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러한 시대는 지났습니다.
아까 인용한 그람시의 말을 또 들게 되는데요. 지금 질문자님의 질문에 너무 잘 적용되서
또 하는 말입니다. 
 
'소수의 혁명 보다는 다수의 조금의 혁명이 더 혁명적이다.'
 
많은 사람들을 조금 바꾸는게 한 사람을 많이 바꾸는 것 보다 더 혁명적이라는 것입니다.
예로 들면은 독일은 파병을 안했지요. 정확하게 표현하면 못한 것이 맞습니다.
독일 국민 대부분이 파병을 원치 않았고 아무리 대통령이 파병을 원한다고 해도
독일 국민들은 남의 나라에 가서 살인을 저지르고 약탈을 하는 행위를
받아 들일 수 없기 때문에 못하는게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 나라는 파병을 했지요. 우리나라 국민의 의식이 그 정도라는 것입니다.
파병을 원치 않은 사람보다 원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거지요.
 
운동아시죠. MOVEMENT.
운동에는 세가지가 요건이 있어야 합니다. 
첫째. 조직하는 것입니다. 같은 뜻을 가지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야지요.
둘째. 학습하는 것입니다. 조직을 했으면 가르쳐주고 배우고 서로 알아가야지요.
셋째. 조직하고 배웠으면 그것을 알리는 것입니다. 선전.
그렇게 사회를 바꾸는 것이지요."
 
무지한 사람들은 소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만의 소신이 굳건하지요.
게다가 부지런 하기까지 합니다. 
과연 그런데 지혜가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성실할까요.
여러분들이 물론 알고 있고 바꾸어 나가야 할 문제가 있는데
여러분들은 얼마나 성실합니까.
한 사람의 열걸음 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중요하지요. 중요합니다.
열 사람이 한 걸음 움직였을때 사회가 열 만큼 그 만큼 변했다는거겠지요.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민이 파병을 원치 않았으면 우리 나라가 파병을 했을까요.
많은 사람을 바꾸는 것. 곧 그 사회를 바꾸는 것. 여러분들 그리고 저.. 우리의 몫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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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선생님께서 학교에 강연을 오셨다.
 
평소에 존경치 마다 않던 분이라 귀를 쫑긋 세우고 열심히 강연을 들었다.
 
강연이 끝나고 질문하는 시간에 예전부터 내가 고민해오던 질문을 드렸는데.
 
이렇게 너무도 명쾌히 답을 해주셔서 머릿속 앙금이 한꺼번에 날아가는 기분까지 들었다.
 
 

그랬다. 열사람의 한걸음이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내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나만의 열걸음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나가는 한걸음이 더 중요하기에 그런것 아닐까.
 
 
강연이 끝난 후에도 집으로 돌아오면서 어제 오늘 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을 한 마디가
 
계속 머릿속을 입주윌 맴돌았다.
 
 
이성(理性)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意知)로 낙관하자.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자.
 
 
앞으로도 있을 현실과의 싸움에 비관하고 좌절하고 포기 하고 싶을때도 있겠지만
 
이성으로 비관허다라도 의지로 낙관하고
 
그렇게 이겨나가리라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
 
낙관하자.
 
낙관하자.
 
현실에 타협할지라도
 
비관치 말고 낙관하면서 나아가자.

그리고 바꾸어가자.
 
대한민국을..

 

                               






2005년 2월 23일 홍세화 선생님께서 강연을 마치고..



http://blog.ohmynews.com/itoon/15618

Posted by 정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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