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생활보다 꿀알바가 좋은 점.


한 줄 요약

어차피 둘 다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컴퓨터/스마트폰 하면서 별다를 바 없이 보냄.

근데 거기에 불 밝고, 책상이랑 컴퓨터 있고, 돈까지 받으면서 성실하고 친절한 직원 역할을 하며 놀 수 있다는 말. 근무 시간의 최대 80%를 인터넷 세계에서 자유롭게 보냄. 자리만 안 비우면 됨.


물론 내가 만약 풀타임(여기서 '풀타임'이란 말은 한국의 서비스업종사자인 이상 주5일 8시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 10~12시간씩 주6일 근무함을 뜻함.)을 일한다면 자유롭지 못해서 불편하겠지만

파트타임(일 5시간, 주 31시간 근무) 근무자인 만큼 하루의 일부, 딱 적당한 수준의 시간을 돈버는 잉여로 보내고, 나머진 '진짜 자유시간'.


장점

1. 집은 인터넷이 설치가 안 되어 있지만(평일 낮시간에 간간이 잡히는 iptime 신세를 지고 있다.) 매장엔 초고속 인터넷이 설치되어 있다.

2. 집에 처박혀 있으면 딱히 만날 사람도 없고 햇볕도 잘 안 들고 이웃집 아저씨가 "젊은 사람들이 이런 데 사니까 딱해서 그래. 기술 없어도 조선소에서 사람 많이 뽑는데 월 250줘"같은 얘길 하는 걸 들어야 하지만

매장 나와 있으면 그나마 '생산적인 일'을 하는 사람 취급을 받을 수 있다.(하지만 난 오전 11시면 퇴근하므로 집에 가면 이같은 문제는 반복된다..)

3. 거의 매일 손님들이 마실 것, 먹을 것 등을 갖다줘서 맛있고 기분도 좋다. 하지만 식대가 나오는 건 아니라 아쉽다면 아쉬움.


여기서부턴 업종 특성

1. 업종 특성상 99%가 얼굴을 아는 사람들, 또 그 중 대다수가 매일 오는 사람들이라 서로 어색하지 않게 반갑게 인사하고 뭐 필요한 얘기 같은 거 할 때도 편하게 웃으면서 말해주심.

2. 매장 근무시간 중 90% 이상을 혼자 근무하고 사장(매니저)가 내 근무랑 급여를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직원간, 선후임간 갈등이 생길 일이 없다.

3. 신규등록, 재등록에 관계 없이 내 근무시간 중 결제한 금액의 일정 %를 매월 인센티브로 지급받는다.


개인적인 장점

1. 집에서 놀면 본인이 폐인같고 잉여인간 같아서 내가 그리 쓸모 있는 인간인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드는 반면, 매장 나와 있으면 뭔가 '일'을 하는 것 같아서 좋음. 나는 '일을 하기 싫'은 건 아니고 '힘든 일을 하기 싫'은 것인 듯.

2. 또한 밝은 경쾌한 환경에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니까, 적어도 그 시간동안 외롭거나 우울하진 않음.

3. 밖에선 컴퓨터를 하러 PC방에 가도 돈, 공부하러 카페에 가도 돈이 드는데 여긴 돈도 생기면서 책상도 있고 컴퓨터도 있음.


단점

1. 아무래도 근무다보니 속편하게 방에 드러누워 있는 것 보단 이것저것 신경이 쓰임. 음악을 계속 틀어야해서 집중도 안 됨. 인터넷하고 소설책보면서 놀 순 있어도 공부하거나 글을 쓰거나 할 순 없다는 말임.

2. 회원들이 이것저것 까다롭게 문제삼는 경우가 있는데, 그 중 대다수는 돈 문제라든지 운영 관련된 것들이라 내 선에서 처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불편하고 곤란할 때가 종종 있음.

(그래도 음식점 서빙이나 백화점 판매직이나 여타의 매장관리 서비스직 등에 비하면 그 빈도도 적고 그나마 편함. 단골 장사의 이점.)

3. 세탁 등 몇가지 외주관리를 받는 부분이 있는데 가끔씩 세탁물이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아 곤란하다든지 하는 내가 잘 해도 어쩔 수 없는 문제사안이 발생함. 회원들이 수건 없어서 샤워 못하고 운동복 없어서 운동 못한다며 난리남..



참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처음부터 내가 '꿀알바'라고 했지 절대 '빡센 알바'라곤 안 했다.

신경쓰이고 손 많이가는 알바하면서 최저임금 받는 사람들은

그게 취향인 게 아니라면

1. 급여 비슷하고 편한 다른 일 알아보셈.(현실적 답)

2. 노조 만들어서 제 값 받고 일하셈.(알바의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인? 답)

참고링크 - 알바연대x알바노조

http://www.alba.or.kr/xe/mainVer2/


또 말 많아지는데.. 예를들어 ㄹㄷㄹㅇ를 다니는데 주휴수당, 야간수당 그런거 받으니까 더러워도 한다 이러면 이해를 함.

근데 편의점같은데는 직영점은 예외로하고 최저임금 미만인 곳도 많고, 주휴 야간 애초에 그런거 없ㅋ음 인데 정말 안습임.

내 생각에 편의점같은 경우도 태국에서처럼 직원제로 좀 제대로 돌리면(그렇다고 급여를 잘 주는지 근무조건은 괜찮은지 그런건 모름. 그냥 그 사람들한텐 그게 그나마 좋아서 하는 걸수도.) 좋을텐데 젊은이들 노동력 착취하는 모양새로 돌아가다보니 직원들도 책임감 있게 일하기가 어렵고 맨날 일할사람 없다고 난리.



Posted by 정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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