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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08 [미꾸라지 생활기] 1일차, 아픈 미꾸라지를 구출해왔어요.

어젯 밤 잠시 볼일이 있었던 나는 내가 근무하는 **휘트니스에 갔는데,

시간은 자정 무렵이었으며 나는 매장에 들러 필요한 볼 일을 본 후 나왔더니...

사진 출처 : 다음 지도(http://map.daum.net/) 로드뷰


우리 건물 바로 맞은편에 있는 추어탕 집 앞 보도블럭 경계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몸을 꿈틀거리며 살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주변은 일부 고깃집 불빛 등과 우리 업장 창가에서 새나오는 빛 정도밖에 없는 상당히 어두운 상태였다. 그런 상황임에도 이 물고기를 보게 된 건 행운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어디서 왔을까? 추어탕 집은 보통 그렇듯 옥외수조를 설치해 놓은 곳이 아니었는데 왜 밖에 버려져있게 되었는지..

대강 추론해본 바로는

1. 추어 활어를 납품하는 수족관 차가 와서 식당에 식재료 미꾸라지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짐.

2. 식당 일일 마감 과정에서 싱싱하지 못한 미꾸라지를 내다버림(근데 식당 안에 수족관이 있나? 그리고 버려도 이렇게 버릴까? 생각하니 이건 아닐 것 같음..)

그래서 마음같아선 어떻게든 바로 물에 넣어주고 싶었으나 어항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음.

일단 배낭 안에 가지고 있던 하드커버 공책 표지에 올려서 집으로 이동하였음.

가다보니 마침 스티로폼 박스(느타리 버섯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부스러기가 남아있었음)를 주워 상가 화장실에서 세척 후 미꾸라지를 넣어줬다.


그랬더니 잠시 팔딱팔딱 하고 벽쪽에 붙어 입을 뻐끔뻐금 하더니 다시 잠잠해졌다.


아래는 집에 돌아와 찍은 사진

몸을 가누기가 힘든지 죽은 듯 누워 있다.

보도블럭 위에 얼마나 누워 있었을까.


무튼 임시로 만든 스티로폼 수족관에 이렇게 넣어주고, 식생 등을 검색해보니

미꾸라지는 깨끗하지 않아도 잘 살지만 흙과 자갈 등을 꼭 넣어주는게 좋다는 글이 있더라.(파고드는 습성이 있어서)

그래서 집 앞 부천시민회관 공원에서 흙을 한그릇가량 퍼다가 넣어주고 물도 좀 채워줬다.

그리고 나니 시간도 늦었고 미꾸라지도 아직 상태가 별로 안 좋아 보여 일단 쉬라고 놔두고 나도 잠을 잤다.


그리고 오늘 아침. 어제보다 상태가 좋다. 아가미 움직임과 입 뻐끔거림이 한결 편안해보였고 때때로 옆으로 눕곤 하던 상태에서 아직 힘은 없지만 똑바로 헤엄치는 상태가 되었다.

Posted by 정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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