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예스가 노를 의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클릭! 해외 페미니즘 2015/05/21 21:59 이프


-WHY YES CAN MEAN NO 




흔히 남성들한테 여성의 노(no)는 예스(Yes)를 의미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가하면 데이트강간이라는 말도 있고 아내강간이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섹스와 강간 사이에는 복잡한 회색지대가 존재한다. CMC포럼에서는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공연을 계기로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관한 기고문을 게재했다. 조단 보실예박의 기고문 “왜 예스가 노를 의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Why Yes Can Mean No)"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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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허락하는 것이 섹시한 것”이라는 말과 함께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물론 거기에는 포인트가 없다. 그건 마치 강간을 범죄라고 말하지 않고 대신 그냥 좋지 않은 섹스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허락은 의무사항”이라는 말도 있다. 우리에게 섹스는 허락을 받아야하는 것이고 다른 모든 것은 강간이라고 상기시키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그렇지만 거기 내가 있었다. 파티가 끝난 후 남자 기숙사에서 그리고 “괜찮아?(Is this ok?)" 만약 우리가 이 문제를 법률적으로 다뤘다면 나는 ‘예스(yes)'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강제도 없었고 폭력적인 위협도 없었으며, 만취(글쎄, 어쨌든 아주 많이는 아니었다)상태도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내가 예스를 말하기 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 가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내가 속으로는 ’노(No)'를 말하고 싶어 하면서 왜 ‘예스’라고 말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했는지 누가 나에게 예스를 말하도록 가르쳤는지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종류의 페미니즘은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것은 버자이너 모놀로그에서도 나오지 않고 지저벨 같은 페미니스트 매체도 쓰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페미니즘이 나에게 무슨 의미를 지니려면 그것은 내가 상처받을 때 나를 혼자두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페미니스트 동료들과의 대화 속에서 맘 속으로는 노를 의미했지만 예스라고 말했던 그 날 밤에 대해서 내린 결론이다. 



                                                           ▲왜 예스가 노인지 



당신이 누구냐에 따라 내 말은 우습게 들릴 수도 있다: 어떤 바보가 노를 의미하면서 예스라고 말하나? 성적인 관계가 아니라 어떤 관계에서도 정직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정직하게 나에게 그것은 훨씬 더 많은 이야기와 문제들이 있다. 




다섯 살에 친척들은 내가 웅크리고 도망가더라도 내 뺨에 뽀뽀를 하곤 했다. 연약한 12살의 나이에 나는 학교에서 내 브래지어끈과 넓적다리가 남학생들의 시선을 끌기 때문에 교도소에 보내져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16세에 내 남자친구는 대부분의 소녀들이 그걸 좋아한다고 말하며 나는 그저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마침내 스무살의 나이에 이르러 파티가 끝나고 누군가의 방에 있는 나에게 ‘노(no)’는 겁나고 익숙하지 않은 것이었다. 




불행하게도 이 사건은 독특한 것이 아니었다. 친구들과 토론하면서 우리는 그 경험을 “강간문화에 의해 강간당하다(raped by rape culture)"는 말로 요약할 수 있었다. 우리는 ‘노’를 말하고 싶었지만 우리를 기른 문화의 힘과 파워에 의해 모두 비자발적으로 ‘예스’를 말하고 만 것을 묘사한 것이었다. 


그것은 이미 누군가의 방에 가버렸다는 책임감, 좋은 친구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다는 감정, 외로움, 아무도 나에게 관심 갖지 않을거라는 걱정, 내가 ‘노’라고 해도 그들은 멈추지 않을거라는 두려움, 알콜의 영향, 관계가 재미있어지리라는 기대 등 등이 있을 수도 있다. 




나에게나 또는 나와 같은 수많은 다른 여성들에게도 허락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예스가 언제나 예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당신이 여전히 “그렇지만 그녀는 ‘no'라고 말하지 않았어요”와 싸우고 있거나 혹은 강간이 늦은 밤 골목길에서나 일어난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강간은 허락받지 않은 상태에서만 일어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잘못알고 있는 것이다. 




허락은 어린 시절 우리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부터 시작된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의 파트너들로부터 무슨 소리를 들었는가 부터 시작된다. 나는 아직 확실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나는 혼자서 그 답을 찾지 못한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 ‘노’를 말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만약 당신이 ‘no'를 찾기 원한다면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라. 


-유숙열 


http://blog.ohmynews.com/feminif/532499


Posted by 정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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