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서비스 경험담-_-(약간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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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 쎄고 안전한 배달직이요? 모릅니다-_-
그냥 지나가다가..혹시 퀵서비스 생각하신다면
말리고 싶어서요..
전 4달 정도 오토바이로 퀵 서비스를 했었는데요..
벼룩시장 같은데 보면 하루 10~15만원 보장! 이렇게 나와있죠.
한번 따져 볼까요.
●저 4달 하는 동안 10만원 찍은 적 딱 두번입니다-_-
그 10만원이 다 순수익일까요?
사무실에 월비(한 달 35만원)를 냅니다...토요일은 일 거의 없고, 일요일은 쉬고...24일 정도 일하는데 그렇게 내는 겁니다.그렇게 계산하면 하루에 1만5천원 나갑니다.
기름값 하루에 1만원 정도 듭니다.
그리고 외상(제가 일했던 곳은 거의 외상입니다-_-)하면
거래처에 10%할인을 해주는데 이걸 전부 기사들이 부담합니다.
사무실놈들은 기사돈으로 오히려 거래처에 가서 할인해준다며
생색내는거죠
그럼 10만원의 10%는? 1만원입니다.
여기서 정리해보죠...하루 10만원 찍으면
10 - 1.5 - 1 - 1 = 6만5천원이 하루에 손에 떨어지는 순수익입니다.
밥 값은 아직 안뺐습니다...이유는 맨 마지막에 설명드리죠.
●이번엔 곱하기를 해보죠
한달에 일요일 빼고 토요일은 반일로 치고(솔직히 토요일은 하루 한 건 배달도 못하는 날도 있습니다-_-)
그러면 한 달을 24일로 계산하게 됩니다.
24 x 6.5 = 156만원이군요.
●이것으로 끝일까요?
한 달에 엔진오일 적어도 6번 갈아줘야 됩니다.(하루 150km 우습게 돌아다닙니다-_-)...6 x 5000원 = 3만원
pda 사용료...사무실마다 다르지만(무전기를 사용하는 곳도 있고)
하여튼 제가 다녔던 사무실의 pda사용료가 3만5천원
pda 임대료...임대료 내기 싫으면 40~50만원하는 pda를 사면 됩니다-_-
하여튼 임대료가 3만5천원
영수증용지값..네~ 이것도 공짜가 아닙니다..이건 나중에 빼지요.
음....3 + 3.5 + 3.5 = 10만원이군요.
그럼 다시 이번에는 빼기를 하면 되는군요.
156 - 10 = 146만원...
●아직 안 빼고 남겨 놓은게 있죠? 밥값.
밥값을 왜 안뺐느냐?
저 4달하면서 겨우 두 번 10만원 찍었다고 했죠?
4달 하면서 밥 먹어본 적 딱 2번입니다.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돌아다녀서 이 정도라는 말입니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밥은 먹어야 된다고 하는 분들..
밥값을 빼봅시다.
4000원짜리 설렁탕 어때요? 0.4 x 24 = 9만 6천원이군요.
그럼 다시 빼기를 해야겠지요..146 - 9.6 = 136만4천원이군요.
아까 안 뺀 영수증 용지값을 4천원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136만원입니다.
제가 4달하면서 겨우 두번 해봤던 10만원을
한달 내내 한다고 가정했을 때 136만원을 집에 가져갑니다.
●하하하 할 만 하다구요?
저 사고 5번 났습니다.
당연히 5번 전부 제 과실이지요.
신호위반을 당연시해야 제 시간에 배달할 수 있거든요.
그 중 3번은 버스,1톤트럭 등과 부딪혔는데 싹싹 빌어서
경찰 오기전에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 사정해서 없었던 일이 되었구요.
2번은 돈 물어줬습니다. 합해서 70만원.
오토바이 두번 대파돼서 수리비 30만원.
오토바이가 두 번 대파될 정도였으면 몸은 멀쩡할까요?
전 온갖 보호대라는 보호대는 다 차고 다녀서 겉으로 보면 정상인입니다.
운도 억세게 좋았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그거 전부 병원 갈 돈도 없어서..몸으로 떼운 겁니다.
폭센이라는 약이 타박상등에 효과가 좋죠.
왼쪽 발등은 힘을 못줍니다. 돈이 없어서 엑스레이도 못 찍어봤는데
평생 불구될 것 같아요. 뭐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지만
가끔 서글퍼집니다.
저 수리비, 치료비(몸으로 떼웠지만) 누가 내죠?
퀵서비스 사무실? 오~노~ 걔네들은 기사들이 사고나면 나몰라라합니다.
당연히 기사가 부담합니다.
비 오는 날 오토바이 타 보신 적 있나요?
쭉쭉 미끌어집니다.
지하철 공사하는 복공판...스케이트장입니다.
한강 다리 건널 때 비오는 날 옆바람 불면 한 두 차선을 옆으로 순간이동합니다..옆차선에서 따라오는 차라도 있었다면 디졌겠죠-_-
그런데 자동차 타고다니는 사람들...오토바이가 비온다고 천천히 가고 있으면 빵빵대고, 위협운전하고...ㅋㅋㅋㅋ
비 오는 날은 일 안하면 된다고요?
사장한테 찍힙니다.
거래처 끊긴다나 어쩐다나...기사의 생명보다는 자기 사무실 유지를
최대목표로 삼는 사장에게 찍힙니다.
매연.....
○아침에 이렇던 얼굴이 2시 쯤 되면 ●이렇게 됩니다.
●물론 이 글은 제가 겪은 지극히 개인적인 특별한 일일 뿐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진짜 잘 버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까...말로만 들어봤어요ㅋ
저보다 못 버는 사람도 많았죠...직접들 봤죠ㅋㅋ
★제 짧은 경험으로 덧붙히자면...
그래도 퀵을 해야겠다 싶으신 분들은..
외상거래처가 없이 거의 100%현찰 고객만 취급하는 사무실을 고르세요.
단가(택시로 치면 미터기요금)가 비싼 사무실을 고르세요. 기본요금이 6000원 이하인 곳은 가면 안돼요.
외상거래처가 많고 단가가 싼 사무실은 백이면 백 다 기사들의 안전은 염두에 전혀 없고 자기 사무실 유지에 혈안이 돼있는 사장들이 운영하는 사무실이라고 보면 됩니다.
기사들의 뼈와 살을 발라 거래처에게 귀여움을 받는 사장들-_-
그리고 오토바이 말고 다마스 같은 차로 퀵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모든 사무실이 공통적으로 차로 퀵하면 오토바이로 하는 사람들보다 더 못법니다. 대신 월비가 싸죠..싼 이유가 다 있는 겁니다.
★목숨 걸고 하는 일인데 100만원 초중반의 보수라......
잘 판단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