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의 의무’를 다한 한국 남성들은 그 의무가 너무 무거웠던 탓일까 제대한 후에도 군대 악몽을 자주 꾼다고 한다. 다시 군인이 되거나, 군인 신분으로 휴가를 나왔다가 복귀를 하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는 꿈, 고된 훈련을 받고 있거나 선임에게 괴롭힘 당하는 꿈 등. 필자는 여성이기에 군대에 다녀온 적이 없어 군복무라는 것이 심리적으로 신체적으로 얼마나 힘든지 감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남성들이 꾸는 ‘군대 악몽’과 같이 필자 역시 반복해서 자주 꾸는 꿈이 있기에 간접적으로나마 쬐끔 이해하겠노라고 말 할 수 있을까. 필자가 한 달에 대여섯 번 정도 반복해서, 자주 꾸는 꿈은 바로 ‘교육의 의무’가 남들보다 더 무거웠던 탓인지 뭔지… ‘수능 악몽’이다.

필자는 2009년에 수능을 치고, 재수 후 2010년 수능을 다시 봐 10학번이 되었다. 현재 2013년도 거의 끝날 무렵이니 수능과 필자의 관계는 거의 4년 전에 합의하에 쫑낸 셈이지만 지리지리하게 꿈에 등장해 필자를 괴롭힌다. 당장 내일 시험을 앞둔 고등학생인데 아직 시험범위도 채 한 번 훑지 못해서 허둥지둥 한다든가 필자가 다니는 대학교에 강의를 들으러 등교했더니 그곳은 대학교가 아닌 재수학원이든가 꿈에서조차 필자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들이라는 뜻)’로서 힘든 삶을 살고 있다든가… ‘수능 악몽’ 이 개객끼는 매우 다채로운 모습으로 날 괴롭히지만 어떤 내용의 꿈을 꾸든 꿈에서 필자는 항상 조급하고, 불안하고, 쫓기는 기분이 들고, 나 자신이 보잘 것 없어 보이고, 포기하고 싶은 일관되게 ‘드러운’ 기분을 선사해준다. 주로 해야 할 일이 많이 있을 때, 신경 쓰이는 일이 있을 때마다 더 자주 찾아온다.

다행인건 단지 꿈이라, 꿈에서 깨고 나면 현실에 안도하고 그 드러운 기분은 훌훌 털어버리려고 노력도 하기 전에 휘발해 버리고 만다. 하지만 필자의 ‘수능 악몽’은 꿈에서 깨버리면 그만이지만 우리 현실에서 ‘악몽’을 꾸고 있는 학생들은 깨버릴 수도 없다.


2013년 9월 보도된 여러 기사에 따르면 한국건강증진재단이 실시한 통계 분석 결과 10~19세 인구 10만 명당 자살수가 2001년 3.19명에서 2011년 5.58명으로 10년 사이 57.2% 증가했단다. OECD 회원국의 청소년층 자살률은 2000년 7.7명에서 2010년 6.5명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반해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은 급증 추세로 증가 속도로는 2위, 총 자살률은 5위이다. 가슴 아프게 증가하는 우리 청소년들의 자살충동 이유는 ‘성적 및 진학문제(39.2%)’, ‘가정불화’가 주된 요인이다.

필자도 고등학생 당시 ‘성적 및 진학문제’로 자살까지는 아니지만, 입원은 하되 죽지 않을 정도로만 교통사고를 당해 수능이든 내신 시험이든 미뤄보고 싶은 마음을 자주 가졌다. 하지만 수능과 결별하고 이제 필자 집에서 더 이상 대입 관련 학업으로 힘겨워하는 사람이 없어지자 싹 다 잊어버렸다. 필자가 지난 수능의 기억으로 ‘수능 악몽’에서나 느끼는 조급증이 아닌 현실에서 학생들이 느끼는 그 무게감을.

그러던 중 새 학기가 시작되는 올해 3월 어느 저녁, 마을버스에서 악몽을 꾸고 있는 고등학생을 봤다.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것을 기뻐하던 세 여학생은 같은 중학교 혹은 학원을 다니다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한 것 같았다. 적잖은 기쁨의 비속어와 스킨쉽(?)을 표현하는 걸로 보아 친했던 사이였으리라. 왁자지껄하게 인사 및 안부를 나누던 중 갑자기 한 학생이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맥락 없이 눈물을 흘리는 친구 모습에 당황한 다른 학생들은 놀라 “왜 우냐 왜 울어?” 계속 물어봤다.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리던 그 학생은 “…힘들어” 대답했다. 고등학교 생활이 ‘힘들어서’ 오랜만에 친구들 앞에서 눈물을 흘린 그 학생은, 필자 동네에서 세칭 E여대를 많이 보내는 J고등학교 학생이었다. J고등학교는 같은 동네 학교였기 때문에 그 학교가 (소위)명문대(라 불리는 대학교에) 진학을 많이 한 선배들의 치적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면학 분위기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그 학생이 흘린 눈물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어쩌랴 속으로 응원할 밖에. 힘내라고 그리고 그 악몽은 시간만이 깨워 줄 수 있다고. 그 학생에게 미안하게 나의 ‘수능 악몽’은 잠에서 깨버리면 그만인 것에 다행이라고 위안하며 버스에서 내렸다.

http://zinol.kr/%EC%88%98%EB%8A%A5-%EC%95%85%EB%AA%BD/

Posted by 정규화
: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라!”

[서향만당 21] 홍세화의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03.04.21 15:12l최종 업데이트 03.04.30 14:20l



홍세화 | 1979년 3월 무역회사 해외지사 근무차 파리 생활을 시작했던 홍세화. 남민전 사건으로 뜻하지 않은 타국 생활을 20년 가까이 하다 근 20년만에 귀국, <한겨레신문>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빠리의 택시 운전사’가 다시 서울땅을 밟은 지 23년, 그를 처음 본 것은 지난 2000년 겨울 서울 신림동 어느 카페에서였다. 영구 귀국을 앞두고 잠시 귀국했을 때 있었던 강연회였는데, 그는 ‘사회귀족’이라는 새로운 말을 써가며 한국 사회의 전근대성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가 말하는 사회귀족의 의미가 그리 분명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새로운 개념이었던데다가 그걸 이해하기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도 없었기에.

그로부터 2년 4개월이 흐른 지금, 카페 ‘미네르바의 부엉이’에서 간략하게나마 언급했던 ‘사회귀족’이란 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에서 한 말인지에 대한 설명과 그 폐단을 없애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보는 책을 접했다. 전작들처럼 한겨레신문사를 통해 나온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이 그것.

신문 칼럼이나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등 그의 글이 갖는 특징 중 하나는 우리 현실을 프랑스의 그것과 비교하면서 나름의 대안을 찾는 게 아닌가 싶다. 아마도 그 점이 홍세화의 글이 갖는 가장 큰 매력일텐데,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짚고 그 대안을 찾을 때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 등을 비교 대상으로 꼽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이것 하나만으로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관련
기사
"한국은 민주공화국 아닌 사회귀족 공화국"


그렇다고 단순히 비교 대상만 프랑스로 바뀐 것은 아니다. 홍세화는 석박사 학위를 따러 유학 간 것도 아니요, 뭐 거창한 사업한답시고 유럽까지 간 것이 아니다. 1979년 3월 무역회사 해외지사 발령으로 프랑스 땅을 밟았다가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의 약칭)’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입국할 수 없어, 결국 원치 않은(?) 이국 생활을 했던 것이다. 

마땅한 능력도 없고 프랑스어조차 능숙치 않았던 그였기에 결국 운전면허증 밖에는 내세울 것이 없었던 나머지 택시운전을 하며 빠리 시내를 누볐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한국에서는 소위 ‘KS마크(경기고+서울대)’를 따면 출세가 보장된다지만 머나먼 이국땅에서는 그저 ‘또 한 명의 외국인노동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사회귀족, 그 ‘찬란한’ 이름이여 !

이 책이 나온 것은 지난 2002년 12월 말. 이미 넉달이나 지났다. “언제 한번 봐야지” 하면서도 짬을 내지 못하던 차에 책을 구입, 하룻밤 새 모두 읽어 버렸다. 짬이 없었다는 변명 아닌 변명이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던 순간이었다. 책을 읽는 데는 하룻밤으로 충분했지만 그의 생각을 곱씹고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는 데는 몇 곱절의 시간을 필요로 했다.

▲ 이 책에서 홍세화는 호남 차별이나 노동자 연대, 국가주의 교육 등 그야말로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제 문제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사진은 홍세화의 비판 대상 중 하나인 <조선일보>.
ⓒ 조선일보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은 전작들처럼 <조선일보>나 호남 차별, 노동자 연대, 국가주의 교육 등 그야말로 한국 사회의 제문제를 포괄하는 책이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스펙트럼이 넓은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듯도 하다. 그러나 찬찬히 책을 읽다보면 근저에 한국판 귀족 ‘사회귀족’의 온갖 추악한 폐습과 그것을 알아채지도 못하는 우리네 ‘사회성 없음’을 질타하고 있는 듯 해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이다.

홍세화에 따르면 프랑스에는 부르디외가 말한 ‘국가귀족’이 있는 반면 한국에는 ‘사회귀족’이 있는데, 그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즉 프랑스의 국가귀족은 국립행정학교(ENA) 출신들로 주로 정관계와 국영기업체의 장(長)을 일컫는 반면, 한국의 사회귀족은 말 그대로 정관계나 재계는 물론, 학계와 언론계, 문화예술계, 문단, 종교계 등 (홍세화에 의하면 뭘 지도했는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불리는) 이른바 사회지도층으로 분류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범위도 범위지만 프랑스 국가귀족의 경우에는 주로 공공기관에 한정되어 있어 언론이나 학계로부터 지속적인 감시와 견제를 받고 통칭 ‘노블리스 오블리제’로 불리는 사회적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반면, 한국판 귀족은 그저 자기 잇속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부의 사회환원이나 부정부패 등에 대해 올곧은 소리를 내는 등의 ‘사회적 책무’는 그네들 사전에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어떻게 해서든 특권적 지위를 유지하고 부와 권력을 축적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귀족이란 신분이 종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습되는 경향마저 보인다는 데 대해 홍세화는 다시금 아연실색하고 있다.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라 !”

그러나 택시운전사는 그저 힘없이 절망만 하지는 않는다. 사회귀족의 든든한 성채를 깨기 위해 궁극적으로는 교육을 통한 계몽이 필요하지만, 중단기적 방안으로서 풍자.고발 문화의 대중화와 실명 비판 강화, 그리고 일생 생활에서 ‘왜?’라는 물음을 갖자고 제안하고 있다. 



▲ 홍세화 /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 한겨레신문사 / 2002 / 9,000원
ⓒ 한겨레신문사

첫 번째와 두 번째 방안은 이미 각종 인터넷 매체나 일부 대학 교수 등에 의해 부족하나마 토대가 마련되어 가고 있다지만, 마지막 방안으로서의 “왜?”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생각이 든다. 오히려 우리네 부모들은 자녀들로 하여금 “왜”라는 물음을 없애려 하는 것은 아닐까? 

아직 ‘가나다’도 떼지 못한 코흘리개에게 ‘ABC’를 외우게 하는 데 바쁘고, 하늘은 왜 파란지 함께 궁금해 하기보다는 “하늘은 원래부터 파래서 그럴거야!” 혹은 “그런 건 알아서 뭣해!”하는 핀잔이 먼저 나온다. ‘효순이와 미선이’가 제기한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싶어도 “빨리 학원이나 가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그러나 상황이 아무리 비관적이라고 하더라도 절망하진 말자. 우리 역사는 느리지만 그래도 도도히 흘러 발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 않은가. 해방 이후 제대로 된 청산을 하지는 못했지만 기나긴 군사정권기를 이겨냈고, 해방 반 세기만에 (김대중 정권의 공과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더라도) 정권교체라는 패러다임 전환의 계기도 맞이했다. 

이전에는 말도 꺼내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개념조차 명확하지 않던 인권이라는 가치가 요즈음에는 심심치 않게 장삼이사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또 ‘조중동 카르텔’에 대항하는 각종 매체들이 생겨나고 있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호응 역시 적지 않은 편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금기로 통했던 “Why Not?” 혹은 “Why?"라는 질문이 서서히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잠깐. 홍세화, 그는 ‘살아서 즐거운 아웃사이더’이고 싶단다. 그는 시어질 때까지 수염 풀풀 날리는 척탄병이고 싶단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군인이라 하더라도 ‘나홀로 척탄병’ 역할을 수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왜”라는 질문을 무기로 그 대열에 동참할 자원병, 누구인가.

Posted by 정규화
:

http://news.nate.com/view/20141226n01924?mid=n0308

Posted by 정규화
:



서울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차이나타운이 최근 인근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지역마다 독특한 중국인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조선족 노동자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 옌볜거리. /권욱기자

옌볜 노래로 스트레스 풀고… 전단지로 월세방 구하고…

음식서 문화·놀이까지 '그들만의 세상'

가리봉 주민 40~50%가 조선족 노동자, 중국공상은행은 본점 외 대림동에 지점

화교·관광객 연남·연희동으로 몰리고 유학생 늘며 대학가서 현지음식 팔기도 

지난 18일 찾은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옌볜(延邊)거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붉은색 한자로 '구육관(狗肉館·개고기식당)'이라고 적힌 식당 쪽으로 우르르 들어가는 한 무리의 남성들이었다. 일행 중 한 명이었던 조선족 이모(45)씨는 "일용 근로할 때 종종 만나는 친구들인데 오늘은 일감이 없어 집 주변에서 쉬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구로공단의 배후 주택밀집지로 형성된 가리봉동은 주민의 40~50%가량이 조선족 노동자일 만큼 대표적인 서울 속 차이나타운이다. 조선족이 밀집해 있는 만큼 주변과 구별되는 독특한 문화도 세월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이씨는 "처음 가리봉동에 왔을 때 중국식당의 음식이 실제 중국에서 먹었던 맛과 똑같아서 놀랐다"며 "서울 안에서 중국과 가장 비슷한 곳"이라고 전했다.


가리봉동의 사례처럼 서울 곳곳에 위치한 차이나타운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은 음식부터 놀이까지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특히 조선족 노동자들이 주를 이룬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영등포구 대림동 지역과 화교·중국인 관광객들이 중심이 된 서울 마포구 연남·연희동 일대는 같은 차이나타운임에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고가도로 하나 두고 마주한 벌집촌과 빌딩숲=가리봉동 옌볜거리는 주변 빌딩숲 사이에서 섬처럼 자리를 잡고 있다. 고가도로를 기준으로 바로 옆쪽 지역인 금천구 가산동만 하더라도 각종 쇼핑몰과 고층 건물이 즐비하지만 가리봉동은 오래된 3~4층 건물들만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옌볜거리와 이어진 골목에 자리잡은 '벌집촌'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외벽 일부가 허물어지고 칠이 벗겨진 다가구주택마다 전용면적 9.9~16.5㎡ 사이의 쪽방이 밀집해 있다. 이 지역 쪽방들은 보증금 100만원에 월 임대료 15만~20만원 수준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저소득 조선족이 주요 수요층이기 때문에 중개업소에서 계약을 하기보다는 골목마다 방 상태를 간략히 휘갈겨 적은 전단지를 통해 직접 거래한다. 이 지역에 3년째 살고 있다는 정모(75)씨는 "조선족들이 중국에서 처음 오면 정식 계약 절차가 복잡하고 중개료가 비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집주인과 간략하게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조선족들은 방을 구하기 전까지 하루 숙박비 1만~2만원가량의 여인숙에서 생활하는 경우도 많아 옌볜거리에서는 여인숙 간판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011&aid=0002616204&cid=512473&iid=48882072

Posted by 정규화
:



면세점이 관리하는 중국인 화장품 보부상 "월 1억원 구매 큰손"

  • 입력 : 2014.12.08 17:25 | 수정 : 2014.12.09 08:32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중국인 관광객 / 사진=김형민


    8일 오전 방문한 서울 명동 소재 롯데면세점. 중국 관광객들로 북새통이었다. 가장 북적이는 곳은 단연 화장품 매장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면세점 봉투 서너 개에 화장품을 가득 채워 넣고 있었다. 이 중 쇼핑카트에 화장품을 싣고 다니는 중국인 쇼핑객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화장품 매장에 들러도 일반 쇼핑객처럼 줄을 서지 않았다. 이들이 매장에 들어서면 매장 직원이 달려와 그들을 맞았다. 이들은 수첩을 보며 유창한 한국말로 물건을 주문했다. 도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특별 대접을 받는걸까. 직원은 그들이 주문한 물건을 창고에서 따로 가져와 카트에 실었다. 이들은 이렇게 매장을 돌며 카트 안을 가득 채웠다.

    ◆ 면세점이 관리하는 VVIP, ‘중국 보따리상’


     면세점 화장품 매장에 중국인 관광객이 붐비고 있다. / 사진=김형민


    이들은 바로 중국인 면세 보부상이다. 보부상(褓負商)은 전통사회에서 시장을 중심으로 봇짐이나 등짐을 지고 행상을 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교환경제가 이루어지도록 중간자 역할을 했던 전문적인 상인을 의미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거의 사라졌지만 중국에는 이런 보부상들이 편법으로 한국 면세점과 중국 소비자 사이의 중간자 역할을 하고 있다. 

    보부상은 한 달에 한 번꼴로 서울 면세점을 돈다. 롯데·신라·동화·워커힐 면세점 등을 돌며 국내 화장품을 평균 월 1억원 이상씩 구매한다. 국내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에서 약 10명~15명의 중국인 보부상을 따로 관리한다”고 말했다.

    중국 보부상들은 국내 면세점에서 시중가 대비 절반 이하로 물건을 구매해 중국에 있는 중간 유통업자에게 넘긴다. 중간 유통업자는 이들에게 받은 물건을 다시 온라인 업자에게 넘긴다. 보부상은 물건값의 10% 정도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다. 여기에 면세점 VIP가 되면 구매가격의 일정 기준을 넘을 경우 면세점이 지급하는 상품권도 받을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인 유학생·조선족들이다. 중국인은 면세 한도가 없기 때문에 이들은 마음껏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다.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에서 화장품 판매를 하던 조선족이 이런 보부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월급보다 2~3배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보부상은 면세점 최상위 등급 고객이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보부상을 LLVIP(롯데면세점 최상위 등급 소비자)로 대우한다. LLVIP는 면세가 대비 최고 33%까지 할인받는다. 서울 소재 면세점 대부분이 같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관계자는 “매장 직원은 보부상 얼굴을 모두 알고 있다. 이들이 방문하면 별도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특별관리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렇게 구매한 제품은 평택항 등을 통해 본국으로 보내진다. 중국에 전달된 물건은 온라인 몰이나 화장품 편집숍(여러 개의 화장품 브랜드를 취급하는 매장) 등에 유통된다. 원래 면세가보다 33% 가량 저렴하게 구매해 넘기기 때문에 중국 온라인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화장품 가격은 국내 화장품의 면세점 가격과 동일하다. 중국 소비자는 한국에 오지 않고도 한국 면세점에서 사는 것과 똑같은 화장품을 동일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국내 화장품업체, 중국 입소문에 보부상 이용


     중국 상하이 에뛰드하우스 매장 / 사진=김형민


    국내 화장품 업체도 이들 보부상을 이용하고 있다. 해외 화장품이 중국에 유통되는 데는 평균 2년이 넘게 걸린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선 허용되는 화장품 성분은 우리와 다르다.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비슷한 성분의 화장품도 제품이 다를 경우 시험성적서를 모두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화장품 테스트 기간동안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중국인 보부상을 활용한다. 중국인 보부상이 편법으로 유입한 제품이 입소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이미 공공연히 이들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중국에 화장품이 흘러들어 갈 수 있게 유도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중국 당국은 이 같은 면세점을 이용한 편법 반입을 강력히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연간 2000억원이 넘는 화장품 편법반입을 밀수로 규정한다는 것이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인 보부상이 그동안 중국에 진출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하지만 이 같은 편법 수출이 늘수록 국내 제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 신뢰도는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2/08/2014120803037.html

    Posted by 정규화
    :

    대한항공 기장 "내려달라" 말만 듣고 리턴?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이 이륙 전 기내에서 승무원 사무장을 내리게 했을 때 기장은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하고 비행기를 탑승 게이트로 다시 이동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항공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객실승무원, 조현아 부사장 소란 기장에 보고 안해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이 이륙 전 기내에서 승무원 사무장을 내리게 했을 때 기장은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하고 비행기를 탑승 게이트로 다시 이동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적절치 못한 판단이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5일 뉴욕 JFK공항에서 이륙 전 기내 서비스 매뉴얼을 바로 찾지 못해 조 부사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사무장이 기장에게 "승무원 1명이 내려야 한다"고 요청했고 기장은 관제탑에 '객실 관련 사항으로 리턴하겠다'고 알린 뒤 항공기를 게이트로 돌렸다.

    사무장은 기장에게 승무원이 항공기에서 내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대한항공은 덧붙였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측의 설명도 비슷했다.

    노조 관계자는 "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종사 출신의 한 항공사 임원은 "기장이 정확한 사유를 물어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장이 이번 일로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기장이 운항규정을 위반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장이 이륙 전에 자세한 사정은 몰랐지만 승무원의 요청이 조 부사장과 관련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객실 승무원들도 조현아 부사장이 고성을 지르는 등 소란을 피운 것을 기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기내에서 승객이 소란행위를 했을 때 승무원은 승객에게 경고한 뒤 기장에게 보고하게 돼 있다.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관련 규정 위반 시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기장은 이륙 후 한참 지나서야 일등석에서 견과류(마카다미아너츠) 서비스 매뉴얼을 놓고 조 부사장이 소란을 일으킨 사실을 안 것으로 전해졌다. 

    kimyg@yna.co.kr
    (끝)


    http://news.nate.com/view/20141208n31257?mid=n1006

    Posted by 정규화
    :

    http://news.nate.com/view/20141209n03193?mid=n1006


    (이 이미지가 묘하게 기분나쁜 건.. 본인만의 생각?)


    (전략)


    ◇ 정관용> 직급상 부사장이 또 게다가 오너의 따님이신데 그러니까 협의가 아니라 사실상 지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요?

    ◆ 정윤식> 아무래도 뭐 이제… (웃음) 그런 거는 또 없을 수 없지만 그래도 오랜 훈련을 통해서 그런 거는 적절한 판단을 하는 게 기장의 능력이기 때문에 그 정도 큰 대형기를 운행하는 기장으로서 아마 적절한 판단을 했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보도된 걸로 보면 너무 좀 시시콜콜하기는 합니다만 조 부사장이 1등석에 앉아 있는데 아마 땅콩을 비닐봉지에 들은 채로 가져온 모양이에요.

    ◆ 정윤식> 네.

    ◇ 정관용> 그런데 1등석에는 그게 아니라 원하느냐고 물어본 다음에 원한다고 그러면 접시에 담아서 가져와야 되는데, 봉투를 뜯어서 이런 매뉴얼 너는 모르느냐 했더니 그걸 뭐 제대로 못 찾았다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이 사람 내리게 해라라고 했는데 뭐 이런 사례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 정윤식> 사실은 저도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서 뭐 정확하게 판단은 안서지만요. 대한항공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세계 최고의 항공사를 표명을 하고 지금 진행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또 게다가 1등석이라는 그 상황을 보면 뉴욕에서 서울 오는데 수백만 원의 돈을 주고서 타고 있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손님한테 이만한 서비스의 누락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하다 보니까 그걸 교육적, 훈계적 차원에서 이렇게 하다 보니까 너무 좀 과하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 있기는 하는데요. 그래도 그런 일이 있었을 경우에는 정 문제가 되면 거기서 기장한테 얘기를 해서 기장이 그 직원, 승무원의 업무를 일단 잠정 중단시키고 국내에 돌아와서 재교육을 한다든지 아니면 문제가 있으면 뭐 사내 규정에서 처벌을 한다든지 하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 문제 가지고 사실은 이렇게 다시 램프리턴해서 승무원을 내리고 가겠다는 것은 어쨌든 비행 준비, 안전한 비행을 준비하는 체계가 이미 무너진 거거든요.


    (중략)


    ◆ 정윤식> 그런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아마 조사하고 결과가 밝혀질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일단 조사결과를 지켜보겠는데 우리 정 교수님 보시기에는 부적절했다,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정윤식>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청주대 항공운항과 정윤식 교수였습니다.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
    jcn2000@hanmail.net

    Posted by 정규화
    :

    아시아투데이 방정훈 기자 =  원·엔 환율이 6년9개월 만에 100엔당 910원 선으로 추락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8.57원 떨어진 100엔당 919.77원(외환은행 오후 3시 고시 기준)에 거래됐다.


    엔화 약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내년에는 100엔당 800원대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일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기업은 더욱 어려워진다. 


    반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3.6원 오른 1117.7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2012년 1월 이후 거의 2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한 것.  


    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은 미국의 11월 고용지표 호조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11월 비농가취업자는 전월보다 32만1000명 늘어 2012년 1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가 급증, 달러 강세 및 엔화 약세로 이어졌다. 


    엔환율 전망 달러환율 전망을 접한 네티즌들은 "엔환율 전망 달러환율 전망, 미국 수출기업은 좋겠네", "엔환율 전망 달러환율 전망, 일본 엔화 계속 떨어지는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hito@asiatoday.co.kr 

    방정훈 기자 기사더보기



    Posted by 정규화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59223&CMPT_CD=A0290


    사법고시 합격해 학교 찾아온 제자, 왜 슬프지

    [아이들은 나의 스승 29] 20~30대 청춘 바쳐 끝내 법관이 된 제자

    14.12.07 14:14l최종 업데이트 14.12.07 14:14l


    ▲  그의 꿈은 아주 어릴 적부터 한결같았던 것 같다.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그는 별명조차 '검사'였다.
    ⓒ http://pixabay.com

    관련사진보기

    "선생님, 저 드디어 사법고시 합격했어요."

    늦은 저녁 시간, 수화기 너머 들뜬 목소리가 들렸다. 얼추 10년 만이다. 그동안 뭐하며 지냈는지는 들어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그와 이렇게 직접 통화를 한 건 그렇듯 오랜만이다. 통화하기 전부터 그의 합격 소식은 알고 있었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인지는 모르지만, 학교는 이미 부산을 떨고 있었고, 일찌감치 교문에는 '경축' 현수막이 내걸린 터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법관을 꿈꿨다. 다른 진로는 아예 곁눈질조차 하지 않았다. 오로지 법대 진학만을 목표로 공부했고, 적어도 그에게 대학 '간판'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내가 담임이었던 것도 아닌데 그를 또렷이 기억하는 건 그래서다. 당시 아이들에게 중요한 건 '간판'이지, 전공이나 적성, 흥미 따위가 아니었다. 지금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지만.

    초·중·고등학교의 적성 검사 결과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꿈은 아주 어릴 적부터 한결같았던 것 같다.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그는 별명조차 '검사'였다. 고등학교가 법대로 진학하기 위한 과정인 것처럼, 그에게 대학이란 오직 법관이 되기 위한 코스이자, 거칠게 말해서 사법고시를 대비하는 학원일 뿐이었다. 

    학급 임원조차 손사래 칠 만큼 오직 '한 우물'만...

    고등학교 시절, 그는 묵묵히 공부만 했다. 무슨 일이든 빈틈없고 야무지게 해낼 수 있는 더없이 착실한 아이였지만, 실장은커녕 남들 다 하는 그 흔한 학급 임원조차 손사래 칠 만큼 오직 '한 우물'만 팠다. 다분히 마초적인 기질이 있어, 응당 그 또래 친구들 앞에서 리더십을 충분히 발휘할 법도 하건만, 마치 수도승처럼 도 닦듯 학교생활을 했다.

    이내 그는 대학생이 되었고,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굳이 다른 점이 있다면 여느 아이들은 옛 추억이 그리워서 한두 번쯤 고등학교를 찾지만, 그는 졸업하자마자 '잠적'해 버렸다는 점이다. 그래도 그의 대학생활을 수소문하거나 궁금해하는 이는 별로 없었다. 모두 일찌감치 '신림동'에 터 잡았을 거라 여겼기 때문이다.

    이따금 졸업한 또래들로부터 그의 소식을 전해 듣곤 했다. 해가 가도, 누구에게 들어도 똑같은 이야기였다. '신림동'에서 여전히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는. 전하는 아이들이나, 듣는 나나 새로울 것 하나 없는 그 소식을 매번 그저 시큰둥하게 나눴을 뿐이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어느새 삼십 대 중반인 그는 십수 년 동안의 '청춘'을 사법고시 합격과 맞바꾼 셈이다.

    "축하하기는 한다만…"

    제자의 합격 소식에 함께 들떠 기뻐해야 마땅하지만, 나도 모르게 대답을 얼버무리고 말았다. 순간 더없이 대견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그가 한없이 가여웠다. '고작' 법관 하나 되자고 20~30대의 피 끓는 청춘을 들어 바친다는 게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닌 게 아니라 초중고 학창시절을 빼도, 사법고시 공부에 자기 인생의 절반을 할애한 셈이 된다.

    바로 다음날 그는 직접 모교를 찾아왔다. 교문의 큼지막한 '경축' 현수막이 맨 먼저 그를 환영했다. 그간 못 찾아뵌 은사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지만, 기실 그를 향한 축하와 격려를 나누고 기뻐하는 자리다. 그의 고등학교 시절 또래 친구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그를 가르쳤던 교사들조차 그의 성에 '별명'을 붙여 불렀다. 

    1, 2,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일일이 찾아뵌 후, 이윽고 내 '순서'가 왔다. 그의 모습을 단박에 알아봤다. 십 년도 훨씬 더 지났지만, 몸이 나고 얼굴에 주름이 약간 팬 것말고는 외모가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지난했을 그의 오랜 고시 공부를 증명해주는 건 단지 두꺼운 검은 뿔테 안경뿐이었다. 반가움에 와락 끌어안았다. 

    서로 마주 앉았지만, 그간 잘 계셨느냐, 축하한다, 고생 많았다는 말 외에 딱히 나눌 이야기가 없었다. 일면식도 없는 부모님의 안부를 묻는 것도 그렇고, 갓 합격한 마당에 미래의 진로에 대해 말 꺼내는 것도 무척 생뚱맞은 일이다. 대개 졸업 앨범 꺼내보듯 고등학교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대화를 이어가는 게 보통일 텐데, 그와 내겐 딱히 그럴 만한 꺼리가 없는 탓이다.

    "그간 연락 못 드려 죄송해요. 성공해서 당당히 찾아뵈려고 했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슬펐다. 하긴 명문대가 아니면, 이렇듯 고시에 합격하거나 대기업에 취직한 게 아니라면 모교를 제 발로 찾아오는 경우는 드물긴 하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제자들이 재수나 삼수를 해야 더 얼굴을 보기 쉽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어쨌든 수능 철이면 입시 원서를 들고 학교를 찾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교문의 '경축' 현수막 보며 그도 다시금 깨달았을 것

    연락하고 싶어도 스스로 움츠러들어 저어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교문의 '경축' 현수막을 보며 그도 다시금 깨달았을 것이다. 무수한 졸업생 중에 모교는 성공한 이들만 기억해 준다는 사실을.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 하자는 취지의 그 현수막이 되레 장삼이사 다른 졸업생들이 모교를 찾는 데 장벽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게 된다. 

    무엇보다 '성공'이라는 말이 불편했다. 과연 사법고시 합격만으로 성공이라고 단언할 수 있나. 굳이 성공을 말하려면, 후에 사람들에게 '어떤 법관'으로 기억되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말하자면, '법관'이 아니라 '어떤'에 방점에 찍혀야 된다는 의미다. 헤어질 즈음 그의 손을 꼭 잡고, 부디 '좋은' 법관이 돼달라며 연신 부탁을 한 이유다.

    내가 아는 그의 성품으로 미루어 보건대, 그는 틀림없이 올곧은 법조인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여전히 '벼슬'에 호들갑스러운 우리 사회와 학교를 보노라면 조금은 두렵다. 무엇보다 이삼십 대 '청춘'을 고스란히 희생한 대가라는 생각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검사로서 어떤 죄를 묻고, 판사로서 어떤 판결을 내리게 될까.

    그가 검정 법복을 입고 법정의 한가운데 앉아있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 앞에는 그와 비슷한 또래의 피고인이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다. 그의 외마디 선고에 피고인의 생사가 달렸다. 법조문에 명시된 대로, 그는 '양심'에 따라 판결할 것이다. 그러나 때론 '양심'도 오랜 시간 각인된 자신의 '경험'과 '편견'을 넘어서지 못한다. 바로 그 점이 두려운 것이다

    오버랩되는 장면이 있다. 얼마 전 까마득한 후배 교사가 술자리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사범대에 들어가 열심히 공부해 남 부러워할 만한 학점을 받았고, 수차례의 낙방을 거듭한 끝에 임용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으니 '최고'의 교사라며 내심 자처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그는 최고는커녕 교사의 자질이 있는지 자문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사범대의 커리큘럼과 임용시험이라는 제도가 제대로 된 교사를 선발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시험 성적과 교사로서의 자질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그날도 그의 부모를 모셔다 놓고 가출한 한 아이와 상담을 했는데, 도무지 납득이 안 돼 정말이지 죽을 만큼 힘들더란다. 나름 부유한 가정환경에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범생이'였던 그다.


    ▲  서울 관악구 대학동(옛 신림9동) 고시촌. (자료사진)
    ⓒ 선대식

    관련사진보기


    한때 '고시 폐인'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로또 대박을 꿈꾸듯 오매불망 고시 합격을 되뇌이며 '신림동'을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이 오랜 세월 흘린 피와 땀을 무시할 순 없겠지만, 그 신산했던 경험이 되레 타인에 대한 공감을 방해하고 왜곡된 판단으로 이끌 가능성도 충분하다. 주지하다시피, 여전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와 헤어진 직후 수업시간, 아이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다짜고짜 20~30대 '청춘'의 시간과 사법고시 합격 중 하나를 고르라면 어떤 걸 선택하겠느냐고 물었다. 느닷없는 그 질문에 아이들의 답변은 뜻밖이었다. 놀랍게도 대부분 후자를 택했다. 다들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표정이었고, 개중에는 '법관이 된다면야 그깟 10~20년이 문제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청춘'이란 그다지 가슴을 뛰게 하는 말이 아닌 듯 싶었다. 하긴 얼마 전 '청년'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뭐냐는 질문에, 열이면 열 '백수'와 '실업'이라고 답했던 아이들이다. 말하자면, 말만 들어도 가슴 설렜던 '청춘'의 가치는 법관 자리 하나보다 못한 셈이다. 적어도 이 땅의 아이들에게는. 부디 법관이 된 그의 건투를 빈다.



    Posted by 정규화
    :
    자신 음부 3D 데이터 배포해 체포됐던 일본 女예 술가 또 체포
    기사등록 2014-12-06 04:00:00

    http://m.newsis.com/inc/inc_article_view.php?ar_id=NISX20141205_0013339592&pID=10100&cID=10102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일본에서 자신의 음부에 영감을 얻어 창작 활동을 하는 여성 예술가가 최근 또 체포 됐다.

    3일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가라시 메구미(五十嵐 恵·42)가 외설적인 3차원(3D) 데이터를 이용해 보트를 제 작하겠다는 계획을 담은 링크를 다수의 사람들에게 전송 한 혐의로 이날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가라시는 지난 7월 자신의 음부를 스캔한 3D 데이터를 시디롬(CD-ROM) 등을 통해 배포했다가 체포된 적이 있 다. 도쿄 경찰은 그에게 적용한 혐의는 '전자 음란물 배포 ' 혐의다.

    그러나 그는 며칠 만에 풀려났다. 수천 명이 '외설이 아닌 예술'이라며 이가라시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는 청원 운동 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가라시는 3D 프린터로 자신의 음부 모양의 카약을 제작 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자금이 필요한 개 인, 단체, 기업이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이용해 불 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으로 모금 운동을 벌였 다.

    그는 자신의 음부 카약 제작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사람들 에게 기부의 대가로 자신의 음부를 입체로 인쇄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여자의 음부를 이야기하는 것이 금기시 돼 있지만 남근의 표현은 대중문화에서 받아들여지고 있 다"면서 "여성 음부에 대한 편견과 무지함을 깨기 위해 이 런 일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7월 그가 체포됐을 당시 CNN은 포르노 산업이 성행 하고 남근 축제가 연례적으로 열리는 일본에서 여성의 음 부에 대한 표현을 더 편하고 대중적이게 하려는 취지의 창 작 활동이 법에 저촉된다는 것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sophis731@newsis.com
    Posted by 정규화
    :